신용회복경험담

2025.08.08 16:56

27세 이공계 대학원생의 개인회생 경험담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8.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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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나의 20대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연구와 논문 준비로 바쁜 하루하루였지만, 제 전공을 좋아했고 학문에 몰두하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학부 시절 장학금도 꾸준히 받았고, 알바를 병행하며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으려 노력했죠. 당시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너지기 시작한 재정

문제는 동생의 해외 유학이 결정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부모님의 형편으로는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웠고, 결국 형인 제가 대출을 받아 일부를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은행에서 3천만 원을 대출받았고, 이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으로 4년간 총 채무가 8천만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두 은행, 두 카드사에서 빌린 돈이었고, 이자만 해도 월 60만 원을 넘겼습니다. 대학원생 신분으로는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었습니다.

매달 월세와 식비, 연구실 경비까지 빠듯하게 살았지만 빚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갔습니다. 연체가 쌓이자 신용점수가 떨어지고, 일상에서도 불안과 압박이 커졌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힘들어하다 보니 대인기피까지 생겼고, 결국 연구에도 집중할 수 없게 됐습니다.




 

개인회생을 결심하기까지

결정적인 계기는 어느 날 카드사로부터 받은 '연체 심화로 인한 법적 조치 안내'였습니다. 그날 밤, 도서관에서 홀로 울었습니다. 이대로면 제 인생이 통째로 망가질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몰려왔죠.

한동안 고민만 하다 인터넷에서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됐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내가 이공계 대학원생이고, 나름 똑똑하게 살아왔는데… 그런 제도가 나와 관련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며칠을 고민한 끝에 용기를 내 상담을 받았고, 상담사 분이 "잘못된 게 아닙니다, 제도는 당신처럼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거예요"라고 말해주셨을 때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부모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았고, 친한 친구 한 명에게만 털어놓았는데 그 친구가 “네 잘못이 아니야. 해보자”라고 해줘서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서류를 준비하고 채권자 목록을 확인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했지만, 하나하나 해나갈 수 있었어요.

법원에서 인정받은 변제 계획은 월 27만 원씩, 3년간 총 972만 원을 갚는 조건이었습니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대학원생 신분이라 법원에서도 유예 조건을 일부 반영해 주셨고, 생활비를 고려해 적정 금액을 산정해주셨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법원에 출석했던 날이었어요. ‘내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자책감이 컸죠. 하지만 판사님의 “다시 시작할 기회를 드리는 절차입니다”라는 말에 울컥했습니다.

인가가 난 뒤에는 비로소 숨이 쉬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신용회복이 시작됐고, 더 이상 독촉 전화나 연체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존감도 조금씩 회복됐고요.




다시 쌓아가는 삶

현재는 변제를 성실히 진행 중입니다. 월 27만 원은 여전히 부담이 되지만, 더 이상 이자가 붙지 않는다는 점에서 희망이 생겼어요. 연구에도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졸업 후 취업 준비도 천천히 시작하고 있습니다.

개인회생을 결심하기까지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 결정이 제 인생을 되살린 첫걸음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서도 혼자 감당하기 힘든 빚에 고통받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말하고 싶습니다. 잘못된 게 아닙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도는 죄가 아니라 기회입니다. 저처럼 그 기회를 잡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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