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7.01 11:08

채무에 빠지기 전, 평범하고 안정된 삶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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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에 빠지기 전, 평범하고 안정된 삶

올해로 35살, 저는 서울에 있는 글로벌 IT 기업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월급은 안정적인 편이었고, 함께 살아가는 아내와 다섯 살 딸아이까지, 남부럽지 않은 삶이라고 생각했죠. 퇴근 후 집에 돌아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딸아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보면 하루의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녹아내리곤 했습니다.

그 시절, 저는 일도 잘 풀리고 있으니 '이제는 조금 더 여유 있는 삶을 누릴 때가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게 바로 고급 SUV 리스였습니다. 일종의 자기 보상이었죠. 처음엔 잘 유지했지만, 그게 삶을 뒤흔들 줄은 몰랐습니다.



 


고급차 한 대가 불러온 악순환

차량 리스 계약은 월 95만 원이었고, 보험과 주유, 관리비용까지 합치면 월 130만 원이 넘게 나갔습니다. 처음엔 신용카드로 결제하며 감당했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시작됐습니다. 회사 실적이 떨어지며 성과급이 줄어들었고, 가족 병원비나 아이 교육비 등 지출이 늘어나면서 금세 카드값을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카드 2곳에서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리스비까지 연체되며 신용도는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쌓인 채무는 어느덧 5천 5백만 원에 달했습니다. 매달 돌려막기식으로 카드값을 갚고, 최소 연체만 막는 수준의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당시 제 머릿속엔 ‘이 돈만 해결되면 다시 잘 살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만 있었습니다.



 


아내의 눈물, 그리고 결심

결정적인 계기는 아내였습니다. 어느 날, 연체 독촉장이 우편으로 도착했고, 그걸 본 아내가 말없이 고개를 떨구더니 조용히 울더군요. "이런 상황을 왜 나한테 숨겼냐"며 속상해하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이제 정말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날 이후로 며칠 동안 밤잠을 설쳤습니다. ‘개인회생은 정말 마지막 수단 아닌가?’, ‘내 커리어에 흠이 되는 건 아닐까?’ 같은 고민이 머릿속을 맴돌았죠. 그런데 아내가 조심스럽게 말하더군요. “당신만 무너지지 않으면 돼.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게 뭔지도 같이 알아보자.”

그렇게 시작된 상담. 처음 법률 상담을 받을 때, 창피함과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밀려왔지만, 상담사는 차분히 제 상황을 분석해주며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해줬습니다. '이게 진짜 가능하구나' 하는 안도감과 동시에, 내가 왜 이렇게 될 때까지 참았을까 하는 자책이 밀려왔죠.



 


개인회생이라는 긴 터널

상담 후 서류를 준비해 접수했고, 개시 결정까지 약 2개월이 걸렸습니다. 법원에서 인가가 나기까지는 총 5개월 정도 걸렸고, 현재는 월 48만 원씩 36개월간 변제하는 계획으로 진행 중입니다.

제일 힘들었던 건 법원에 직접 출석했을 때였습니다. '정말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현실감이 들었죠. 하지만 판사는 단호하면서도 공정했고, 제 진심이 담긴 변제 계획과 생활 태도를 인정해주었습니다. 이후 인가 결정을 받고 나니, 숨이 트이는 것 같았습니다.

생활은 무척 달라졌습니다. 카드 없이 사는 법을 배우고, 소비 습관도 완전히 바꿨습니다. 외식 횟수는 줄었지만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오히려 많아졌고, 아이와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간이 소소한 행복이 되었습니다.



 


다시 시작한 삶, 그리고 전하고 싶은 말

지금은 변제를 착실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빚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실감이 듭니다. 가족과의 관계도 더 단단해졌고,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빚 없이 사는 단순하지만 단단한 삶을 지향할 겁니다. 아이 교육비를 계획적으로 준비하고, 언젠가는 작은 집을 장만해 가족과 함께 웃으며 살고 싶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저처럼 카드값, 리스비, 연체로 힘든 상황에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숨기지 말고,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해결의 실마리는 분명히 있고, 용기를 내는 그 순간부터 달라집니다. 저도 그렇게 새 출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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