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6.24 14:17

늦었다고 생각한 그때,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6.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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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평생 일하며 살아온 삶

저는 30년 가까이 중소 제조업 공장에서 일해온 사람입니다. 고되고 똑같은 날들의 반복이었지만, 묵묵히 일해서 아이들 키우고 아내와 지내는 게 제겐 전부였습니다. 성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했고, 딱히 허황된 꿈 없이 은퇴 후 조용히 살 계획이었죠.

퇴직 후엔 건강 문제로 정식 재취업은 어렵고, 지금은 창고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소소한 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일이 찾아왔습니다.



 

2. 전개: 작은 호기심이 만든 깊은 늪

퇴직하고 나서 시간이 많아지자, 스마트폰 게임과 인터넷을 자주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스포츠 토토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소액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재미로 했지만, 몇 번 이기고 나니 점점 금액이 커졌고, 이기면 또 하고, 지면 복구하려 또 하고… 그렇게 빠져들었습니다.

한두 번 돈이 부족할 땐 대부업체에서 소액 대출도 받았습니다. ‘곧 따면 갚으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이었죠. 나중엔 카지노 앱에도 손을 대게 되었고,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그렇게 2년 8개월 만에 총 6,500만 원의 채무가 쌓였습니다. 대부업체 3곳, 저축은행 1곳. 월 수입이 150만 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습니다.



 

3. 위기: 가족 앞에 부끄러워 숨고 싶었던 날들

가족에게는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아내는 눈치를 채고 “당신 요즘 이상하다”고 말했고, 성인 자녀들도 은근히 걱정하더군요. 결국 어느 날, 독촉장이 집으로 날아들었고 아내가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걸 털어놨습니다. 말문이 막힌 아내는 하루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저도 말없이 하루를 보냈습니다. 다음 날 아내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이제라도 정리하자. 나도 도울게.”

그 말을 들었을 때,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뒤섞여 눈물이 났습니다. 그날 밤, 저는 처음으로 ‘도움을 청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고,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4. 해결: 수치심보다 필요한 건 용기

상담부터 인가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처음엔 제 사정을 이야기하는 것도 너무 부끄러웠지만, 상담사분은 비난 없이 차분하게 도와주셨습니다.

수입과 지출을 분석하고, 채권자 목록을 제출하고, 관련 서류를 하나씩 준비하며 법원에 신청서를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제 상황을 감안해 월 22만 원씩 3년 변제하는 계획을 인가해주었습니다.

법원에 출석했던 날, 판사님이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조용히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더 이상 숨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이 들었고, 처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아르바이트 수입으로는 빠듯하지만, 담배도 끊고 지출도 확 줄이면서 현재까지 한 번도 변제금을 밀린 적 없습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매달 스스로와 싸우고 있습니다.




 

5. 결말: 다시 평범한 삶을 위해

지금 저는 개인회생 1년 차, 총 36개월 중 12개월을 성실히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마음 한 켠엔 여전히 부끄러움이 남아있지만, 과거를 딛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아내는 여전히 곁에서 묵묵히 지지해주고, 자녀들도 “아버지 멋있어요”라며 웃어줍니다. 그 말 한마디에 다시 살아갈 힘이 납니다.

이제 저의 목표는 단 하나, 이 빚을 완전히 마무리하고 가족 앞에 당당해지는 것. 더는 잘못된 유혹에 빠지지 않고, 남은 인생은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혹시 도박이나 빚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꼭 전하고 싶습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수에서 돌아서려는 용기는,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개인회생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다시 살아보겠다는 의지입니다. 용기 내십시오. 저도 그렇게 다시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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